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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두 살? 얼마나 어려질까? 만 나이 사용법

by 생생info 2022.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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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나이 계산 변화

앞으로 매년 1월 1일 모든 국민이 똑같이 한 살을 더 먹는 ‘세는 나이’(한국식 나이 계산법) 문화가 변화됩니다. 법무부와 법제처는 ‘만 나이 통일’을 위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행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만 나이 통일’ 개정안이 시행되면 별도의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 법령·계약에서 표시된 나이는 만 나이로 해석하는 원칙이 확립돼 나이 해석과 관련된 불필요한 법적 다툼과 민원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정안은 이달 안으로 공포될 예정이며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고 합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내년 6월부터 ‘만나이 통일’하는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통과되고 있습니다. ‘만 나이 통일’은 세는 나이, 연 나이, 만 나이 등 여러 나이 계산법의 혼용으로 발생하는 사회적·행정적 혼선과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추진해 온 사업입니다.

법제처가 지난 9월 국민신문고 ‘국민생각함’을 통해 실시해 총 6394명이 참여한 국민의견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6%인 5216명은 ‘만 나이 통일’을 담은 민법 및 행정기본법 개정안의 처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응답자의 86.2%인 5511명은 일상생활에서도 만 나이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하는 등 ‘만 나이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법제처는 연 나이를 규정하고 있는 개별 법령을 만 나이로 개정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과 국민 의견수렴을 내년에 거친 후 소관 부처와 협의해 개별 법령의 정비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통일성 있는 기준을 정착시켜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약속했던 내용이 정부 출범 6개월여 만에 실행됐다”며 “법안 시행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배가 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국민의 체감 나이가 한두 살씩 어려지면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만 나이 사용 문화가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대국민 홍보를 실시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세는 나이 vs 연 나이 vs만 나이 어떻게 다른가요?

한국식 나이인 ‘세는 나이’로 계산할 경우 태어나자마자 1살이 됩니다. 출생일부터 1살로 치고, 다음 해 1월 1일이 되면 1살이 더 늘어나 2살이 됩니다. 다음으로 국제통용 기준인 ‘만 나이’는 실제 살아온 시간을 반영합니다. 출생일 기준 0살부터 시작해서 1년이 지날 때마다 1살씩 증가합니다.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빼서 계산하는 연 나이?

일정 연령에 이르는 해의 1월 1일부터 해당 나이로 취급합니다. 병역법의 경우 병역 자원의 통일적 관리를 위해 연도를 기준으로 나이를 계산하고, 청소년보호법에서도 연도를 기준으로 청소년 여부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나이 셈법에 따른 혼란이 법적·사회적 나이 계산법이 통일되지 않으면서 국민이 행정서비스를 받거나 각종 계약을 체결할 때 혼선·분쟁이 지속돼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정부가 “30세 미만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을 때 접종 현장에서는 ‘연 나이’인지 ‘만 나이’인지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기업 노사 관련해서도 적용연령에 따른 문제가?

최근 한 기업 노사는 단체협약상 임금피크제 적용연령으로 규정된 56세의 의미에 대해 법정 다툼을 벌인 끝에 만 55세라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 내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보험계약 시 연령 한정 운전특약 적용연령은 약관상 ‘만 나이’로 계산하지만 별도의 설명이 없어 ‘세는 나이’로 해석하고 계약한 경우 실제 교통사고 시 보험금을 지급 받지 못해 분쟁이 발생하는 상황도 다수 있었습니다.

 

세는 나이의 기원은?

한국식 ‘세는 나이’의 기원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고대 중국 등 과거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주로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는 나이’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說)이 있습니다. 인간 존중 사상의 영향으로 배 속의 태아도 하나의 생명으로 인정해 나이 개념을 적용하는 ‘생명 존중’ 정신의 산물이라거나, 고대 아시아 지역이 서양보다 숫자 ‘0(Zero)’ 개념이 늦게 정착했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 임신 중절(낙태)은 오랫동안 죄가 아니었고, ‘0’ 개념에 대한 인식도 중국이 유럽보다 빨랐다는 점에서 논리적 근거가 뚜렷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동서양의 달력이 서로 다르기 때문?

 

대체로 동아시아는 음력, 유럽은 양력 문화권이었습니다. 음력을 사용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매년 새 달력을 내놨는데, 인간의 질서를 자연의 주기에 맞추는 음력에서는 날짜 변동이 심해 생일을 기준으로 삼을 만한 확실한 날을 새 달력이 시작되는 새해 첫날로 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음력의 시간관념에서는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태어나자마자 사람의 나이를 한 살로 쳤다는 것입니다.

일본, 중국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는 어떻게 나이를 계산하나?

오늘날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세는 나이’를 폐지했습니다. 일본은 1902년 ‘만 나이’를 공식 적용했고, 1950년부터는 ‘세는 나이’를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중국에서는 1960∼1970년대 진행된 문화대혁명 이후, 북한은 1980년대 이후 ‘만 나이’만 쓰고 있습니다.

나이 셈법’을 통일하자는 주장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 24∼27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71%)이 한국식 나이를 폐지하고 ‘만 나이’를 사용하는 것에 찬성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1896년 양력이 도입된 이후로도 지금껏 음력 설을 지내고 있습니다. 법적 나이가 ‘만 나이’로 통일되더라도 ‘세는 나이’로 형·동생을 정하는 일상의 시간관념까지 바뀔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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