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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성 정보

태극 유니폼 벗어던진 황희찬, 뭘 입은 거야?

by 생생info 2022.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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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코리아

 

포르투갈전, 역전골 넣은 황희찬이 입은 것

“황희찬 왜 브라톱 입고 뛰나요?”
우리나라 3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황희찬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황희찬은 결승골을 터뜨린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관중석을 향해 달려가 세레머니를 했습니다. 이때 황희찬이 입고 있던 브라톱 모양의 검은 나일론 조끼가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황희찬 안에 입고 있는 게 뭔가’ 등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황희찬이 착용하고 있는 나일론 조끼는 전자 성능 추적 시스템 (EPTS·Electronic performance and tracking systems)라고 불리는 웨어러블 기기입니다. 
그렇다면, EPTS는 무엇일까요?

출처: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츠를 데이터로 분석하는 EPTS

출처:삼성반도체 홈페이지

 

EPTS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국가대표팀이 사용해 큰 효과를 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았습니다. 국내에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 대표팀이 훈련 과정에서 처음 EPTS를 도입했습니다. 

EPTS(전자 퍼포먼스 트래킹 시스템, Electronic Performance & Tracking System)는 GPS가 내장된 웨어러블(Wearable) 기기로, 선수들의 활동량, 최고 달리기 속도, 심박수 등의 기본적인 신체정보부터 해당 선수의 슈팅이나 패스 성공률, 스프린트 횟수 등의 추가적인 경기 데이터까지 수집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선수들이 EPTS가 부착된 조끼를 입고 경기를 하면 해당 정보가 코치진에게 단 30초만에 전달되는데요.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선수의 장·단점을 세밀하게 분석, 관리해 해당 선수를 어느 포지션에 어떻게 쓸지 등 전략을 짜는데 적극 활용합니다. 뿐만 아니라 피로 누적도 등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부상을 예방하고 컨디션을 관리하는 방안까지도 제안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전략에 활용되는 스포츠 분석 시스템

EPTS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국가대표팀이 SAP사의 EPTS를 사용해 큰 효과를 봤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는데요. 2015-16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 시티 역시 EPTS를 적극 활용했다고 밝혀 그 이후로 더욱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선수와 구단들이 EPTS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FIFA 또한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는 공식적으로 EPTS의 사용을 승인해 철저한 심사를 바탕으로 성능과 안정성이 검증된 제품을 지정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지난해부터 K리그에 EPTS 활용을 승인했다고 하는데요. EPTS의 정보는 선수의 훈련뿐 아니라 이적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구단이 EPTS 정보에 기반해 자신의 팀에 필요한 최적의 선수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선 요즘은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의 중요성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 분야도 그 중 하나일 텐데요. 이제는 단순히 선수 개개인의 실력뿐 아니라 축적된 EPTS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 어떤 전략을 세울 수 있는지가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새로운 요인이 되었습니다.

 

AI가 그리는 미래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FC의 모기업 시티풋볼그룹(CFG)의 데이터과학자 브라이언 프레스티지(Brian Prestidge)는 이상적인 AI 훈련 환경은 시뮬레이션을 통한 전술을 테스트하는 것이며, 전술 테스트라는 개념은 모든 상대 선수를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 구현한 후 궁극적으로 경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알파고가 무수히 많은 수에 대한 시뮬레이션 후에 가장 승리 가능성이 높은 수를 두는 것과 같은 원리로, 이렇게 가상으로 구현된 공간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축구계에서 생각하는 AI의 이상향은 실제 경기 상황과 유사한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여 상대팀과의 플레이를 시뮬레이션하고, 그 중 가장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전략을 구사하는 것입니다.

 

데이터를 통한 예측과 경기 내용이 다른 이유

선수 하나하나가 고유한 성격을 가진 인격체이므로 축구에서는 22명의 선수가 모두 동일한 운동능력을 가졌다 해도 컨트롤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선수 모두가 다른 태도와 정신으로 경기에 임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를 통한 예측과 실제 경기 내용이 일치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멘탈적인 요소는 선수의 축구지능(감독의 지시를 완벽히 이해한 상태로 경기에 임하는지, 경기장에서 동료나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전술적으로 이해하는지 등), 팀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 상대팀 선수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 등 다양합니다. 현 수준의 데이터에서는 이러한 멘탈적인 요소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성공적인 디지털 트윈을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기를 넘어 선수의 멘탈까지 이해하는 AI 기대

선수의 멘탈적인 측면에서 보면 성공적인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는 문제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 대한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EPTS, 컴퓨터 비전 기반의 대상 추적을 통해 수집되는 경기 데이터만큼 선수의 멘탈적인 요소로 간주될 수 있는 데이터의 중요도도 높아질 것입니다. 경기장 안팎의 상황(맥락)과 선수의 운동능력(움직임), 선수의 멘탈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축구계의 디지털 트윈이 구현될 미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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